트라이엄프 22에서 무엇이 바뀌었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신발은 전작 22의 불만을 정면으로 해결한 모델입니다.
트라이엄프 22는 PWRRUN PB 폼을 처음 도입했지만, 무겁고 둔탁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US 9.5 기준 307g이 넘었고, 달리면서 “clunky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21까지 좋았다가 22에서 이탈한 사용자가 꽤 됩니다.
23은 같은 PWRRUN PB 폼이지만 배합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결과적으로 무게가 약 263g(US 9 기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전작 대비 40g 가까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박스에서 꺼냈을 때 미드솔 두께 대비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는 반응이 반복됩니다.
단순히 무게만 줄어든 게 아닙니다. 에너지 리턴도 힐 67.6%, 전족부 71.2%로 전작 대비 크게 올랐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에너지가 있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합니다.
전작 할인 구매를 보통 권장하는 리뷰어들조차, 이번에는 2~3만 원 더 내더라도 23을 사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쿠셔닝 — 부드럽지만 물렁하지 않다
나이키 ZoomX처럼 폭발적으로 튀어 오르는 바운스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꾸준하게 발을 받쳐주면서 약간의 반발력이 뒤따르는 느낌입니다.
이 성격은 장거리 러닝 후반부에 빛을 발합니다. 1시간 30분을 넘기는 롱런에서 발이 “죽지 않는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지런과 리커버리런에서는 최적의 조합입니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SRS(Super Responsive Sockliner) 깔창이 쿠셔닝 체감에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커스텀 인솔로 교체하면 원래의 라이드 필이 달라질 수 있으니, 기본 깔창 상태에서 먼저 충분히 테스트해보는 게 좋습니다.
다만 소수 의견도 존재합니다. 100km 이상 실착 후 “하이쿠션 슈즈치고 충격 흡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체중이 가벼운 숙련 러너에게는 쿠셔닝이 과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체중이 있는 러너에게는 충분히 지지력 있게 작동합니다.
토박스가 좁다 — 가장 빈번한 불만
트라이엄프 23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전족부 실측 폭 93.8mm로 평균 이하입니다.
66마일 테스트 후 새끼발가락이 어퍼 밖으로 밀려 나오는 수준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전작 22보다 전족부 스트레치가 줄어들었고, 좁은 발~보통 발에 맞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 발볼 유형 | 권장 |
|---|---|
| 좁은~보통 | 정사이즈 OK |
| 약간 넓음 | 반 사이즈 업 고려 |
| 넓은 편 | 와이드(2E) 필수 |
| 호카·뉴발란스에서 전환 | 반 사이즈 업 고려 |
| 브룩스·아식스에서 전환 | 동일 사이즈 OK |
한국에서도 와이드 버전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발볼이 넓은 분이 스탠다드를 사면 장거리에서 확실히 고생합니다.
라이드 필 — 속도별로 성격이 갈린다
힐투토 전환은 매끄럽습니다. 10mm 드롭에 넓은 힐 플랫폼(95mm)이 조합되어, 히얼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잘 맞는 구조입니다. 서 있을 때 힐이 부드럽게 가라앉고, 전족부로 넘어가면서 약간의 바운스가 생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지 페이스(킬로 6분 이상): 최적. 부드럽고 편안하며 발 피로가 적습니다. 롱런(1.5시간+): 최적. 후반부까지 쿠셔닝이 유지됩니다. 템포 페이스(킬로 5분 미만): 비추천. 너무 소프트하고 반응이 느립니다. 벌키하게 느껴집니다. 인터벌: 완전 부적합. 이 용도에는 다른 신발이 필요합니다.
트라이엄프 23은 이지런 전용 신발입니다. 모든 페이스를 커버하는 올라운더가 아닙니다.
통기성과 여름 러닝
어퍼는 엔지니어드 메시 소재이지만, 패딩이 두꺼운 편입니다. 텅, 칼라, 아킬레스 부위 모두 쿠셔닝이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서 착용감은 좋지만, 더운 기후에서는 통기성이 제한적입니다.
한여름 야외 러닝에 주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이 부분을 감안해야 합니다. 봄·가을이나 실내 트레드밀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구성 — 경량화의 대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중족부 아웃솔 러버를 줄였습니다. 그 결과 미드솔 폼이 지면에 직접 노출되는 부분이 생겼고, 이 부분의 마모가 관건입니다.
30마일(약 48km) 시점에서 이미 노출 폼에 마모가 시작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웃솔 러버 자체의 내구성은 괜찮은 편이지만, 러버가 없는 부분이 먼저 닳아가는 구조입니다.
몇 달 사용 후에도 미드솔 쿠셔닝 자체는 유지된다는 의견이 있으니, 신발이 완전히 못 쓰게 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500km 이상의 장수명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300~500km 사이가 현실적 교체 주기입니다.
10mm 드롭에 대해
드롭이 10mm입니다. 최근 트렌드(6~8mm)보다 높은 편입니다. 히얼 스트라이커에게는 자연스러운 수치지만, 중족부 착지나 전족부 착지 러너에게는 힐이 과하게 높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무릎 앞쪽이나 IT밴드에 문제가 있는 러너라면 높은 드롭이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경쟁 모델과의 차이
같은 가격대에서 비교 대상이 되는 모델들이 있습니다.
뉴발란스 1080v14: 가장 유사한 포지션. 1080이 더 소프트하고 와이드 옵션이 3종으로 많습니다. 트라이엄프 23이 반발력에서 앞섭니다.
브룩스 글리세린 22: 글리세린이 더 무겁고 단단한 쿠셔닝입니다. 안정감을 원하면 글리세린, 바운스 있는 라이드를 원하면 트라이엄프.
아식스 젤님버스 27: 님버스가 더 고급스러운 쿠셔닝이지만 가격도 높습니다. 트라이엄프가 에너지 리턴에서 앞섭니다.
같은 브랜드 써코니 라이드 18: 라이드가 더 가볍고 지면 감각이 살아 있습니다. 쿠션량을 원하면 트라이엄프, 가벼움과 속도를 원하면 라이드.
이런 조건이면 구매 고려할 만합니다
이지런과 리커버리런이 훈련의 중심인 러너. 주 1~2회 15km 이상의 롱런을 하는 분. 히얼 스트라이커. 체중이 있는 러너. 뉴트럴 발(내전 교정이 필요 없는 분). 트라이엄프 22에 실망해서 시리즈를 떠났던 분이라면, 23은 확인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조건이면 다른 신발을 보세요
발볼이 넓은데 와이드 버전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 전족부 착지 러너. 템포런이나 인터벌에도 쓸 수 있는 올라운더를 원하는 경우. 미니멀한 지면 감각을 선호하는 경우. 체중이 가벼운 숙련 러너에게는 쿠셔닝이 과할 수 있습니다.
구매 정보 정리
한국 정가는 189,000~199,000원입니다. ABC마트 그랜드스테이지에서 149,000원에 할인 판매되는 경우가 확인됩니다. KREAM 즉시구매가는 198,000원 전후. 전작 22는 오케이몰에서 12~14만 원대에 할인 중이지만, 22보다 23이 확실히 개선되었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3만 원 이내라면 23을 권장합니다.
사이즈는 정사이즈 기본. 발볼 넓은 분은 와이드 필수. 길들이기 기간은 거의 없고, 첫 착용부터 편안합니다.
로드 러닝 최적화 모델이며, 잘 정비된 흙길 정도는 가능하지만 트레일에는 부적합합니다.
한 줄 정리
트라이엄프 23은 이지런에서 가장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뉴트럴 맥스쿠션 슈즈 중 하나입니다. 경량화에 성공하면서 전작의 둔탁함을 걷어냈고, 부드러운 쿠셔닝과 적당한 에너지 리턴의 균형을 찾았습니다. 좁은 토박스와 통기성이 유일한 걸림돌이니, 이 두 가지가 괜찮다면 선택지에 올려놓을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