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3중날 면도기
파나소닉 팜인 ES-CM3B. 크기 75.3×67×31.2mm, 무게 111g. 성인 남성 손바닥보다 작습니다. 주머니에 들어갑니다. 세면도구 파우치 구석에 들어갑니다. 차량 글로브박스에도 들어갑니다.
이 크기만 보면 여행용 보조 면도기쯤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안에 들어간 건 Arc 3 풀사이즈와 동일한 13,000 CPM 리니어 모터와 3중날 시스템입니다. 날과 망도 같은 것을 씁니다.
면도 성능, 크기를 잊게 만드는 수준
가는~보통 수염 기준으로, 매일 면도한다면 메인 면도기로 충분합니다. 전문 리뷰어들의 밀착도 평가는 4.5/5점. 브라운 300S로 면도한 직후 이 제품으로 다시 밀어봤더니 깎이는 소리가 나더라는 비교 사례도 있습니다. 3중날치고는 놀라운 절삭력입니다.
핸들이 없어서 면도 헤드에 손이 바로 닿습니다. 코 밑, 인중, 구레나룻 같은 세밀한 부위에서 오히려 풀사이즈보다 정밀한 면도가 가능합니다. 수염 밀도 센서가 수염 두께에 따라 모터 파워를 자동 조절하기 때문에 피부 자극도 적은 편입니다.
다만 한계는 있습니다. 수염이 굵고 많은 사람, 특히 3일 이상 기른 수염에서는 고집 센 수염이 남을 수 있습니다. 목 부위는 헤드가 고정이라 추가 패스가 필요합니다. 볼 같은 넓은 면적은 풀사이즈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터치 전원,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거의 모든 리뷰에서 지적하는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터치 슬라이드 전원 스위치.
건식 면도에서는 문제없습니다. 손이 젖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습식 면도 중 물이 묻으면 온오프가 안 됩니다. 물로 헹구는 도중에 저절로 켜지기도 합니다. 해외 매체 평가도 “frustratingly unreliable”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입니다.
흥미로운 건 같은 팜인 시리즈의 5중날 모델(ES-PV3B)에는 물리 버튼이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왜 3중날에만 터치를 넣었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습식 면도를 주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는 상당히 거슬립니다. 건식 위주라면 큰 불편 없이 쓸 수 있습니다.
USB-C 충전, 여행자에게 결정적
메이저 전기면도기 브랜드 중 USB-C 충전을 채용한 첫 제품입니다. 보조배터리, 노트북, 차량 충전기로 어디서든 충전됩니다. 전용 충전기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배터리 사용시간에서 한국판과 미국판 차이가 있습니다.
| 모델 | 배터리 | 충전 시간 |
|---|---|---|
| ES-CM3B (한국/유럽) | 45분 | 약 1시간 |
| ES-CM3A (미국) | 60분 | 약 1시간 |
15분 차이입니다. 직구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미국 모델은 5분 급속충전으로 1회 면도 분량 충전도 됩니다.
빌드 퀄리티와 빠진 것들
하단부 하이글로스, 상단부 매트 텍스처의 2톤 디자인입니다. 플라스틱이지만 장난감 느낌은 없습니다. 작아도 단단하다는 느낌입니다.
알아둘 점. 파나소닉 면도기 대부분은 일본 제조인데, 이 모델은 중국 제조입니다. 한국 보증 기간은 3년.
없는 것들도 확인해야 합니다.
- 내장 트리머 없음 — 구레나룻·수염 라인 정리에 별도 도구 필요
- 전용 파우치 미포함 — 5중날 모델에만 포함됩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2달러면 적당한 사이즈를 구할 수 있습니다
- 보호캡 통풍 구멍 없음 — 세척 후 바로 캡을 씌우면 냄새 발생 가능
가격,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 구매처 | 가격 |
|---|---|
| 파나소닉 스토어(네이버) | 149,000원 |
| 신세계V 정가/할인가 | 159,000원 / 149,000원 |
| 비공식 판매처 | 104,000원 |
| 미국 Amazon 세일가 (ES-CM3A) | $79 (약 106,000원) |
| 영국 세일가 | £99 (정가 £185) |
3중날 면도기 가격대로는 비싸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정가 15만원은 Arc 3 풀사이즈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니까요. 대신 이 제품이 주는 건 풀사이즈에 없는 휴대성입니다. 그 가치를 인정하느냐의 문제입니다.
5중날 팜인(ES-PV3B)은 한국 정가 30만원대. 풀사이즈 5중날(LV67) 대비 두 배 이상입니다. 3중날 CM3B가 가격 대비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메인으로 쓸 수 있느냐, 없느냐
수염이 적거나 보통인 사람이 매일 면도한다면, 메인으로 씁니다. 문제없습니다. Arc 3와 동일한 날과 모터가 들어가 있으니까요.
수염이 많고 굵은 사람에게는 보조용입니다. 출장이나 여행 때 들고 다니면서, 집에서는 5중날 풀사이즈를 쓰는 패턴이 현실적입니다.
바디 그루밍까지 기대하면 안 됩니다. 포일 면도기는 목 아래에서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맞는 사람
출장·여행이 잦은 직장인. 수염이 적거나 보통이라 매일 면도하면 충분한 사람. 차에서 면도하는 사람(USB-C 차량 충전 가능). 회사나 체육관에 비치할 세컨드 면도기가 필요한 사람. 소형 전자기기 디자인에 가치를 두는 사람.
안 맞는 사람
수염이 매우 굵고 많은 사람. 3일 이상 기르고 한 번에 미는 패턴의 사람. 습식 면도가 주력인 사람(터치 스위치 문제). 트리밍까지 한 기기로 해결하고 싶은 사람.
면도 성능이 크기를 넘어섭니다. 터치 전원만 아니었으면 흠잡을 데가 거의 없는 제품입니다. 건식 위주로 쓸 사람이라면 터치 문제는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닙니다. 습식이 주력이라면 5중날 팜인(물리 버튼 탑재)을 고려하는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