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무선청소기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하고, 가장 가볍고, 가장 기능이 적은 모델입니다. 코드제로 A5 AS520WA. 출시가 65만 원이지만 실구매가는 35만 원대. 무게 1.97kg. 흡입력 150W. 숫자만 보면 애매합니다.
그런데 이 청소기가 팔립니다. 그것도 꽤 잘. 이유는 단순합니다. 국내 대형 브랜드 무선청소기 중 2kg 미만 제품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스펙부터 정리
| 항목 | 내용 |
|---|---|
| 모터 | 스마트 인버터 BLDC |
| 흡입력 | 150W |
| 배터리 | 착탈식 리튬이온 1개 |
| 사용 시간 | 터보 ~7분 / 일반 ~20분 / 표준 ~40분 |
| 충전 시간 | 약 4시간 |
| 무게 | 1.97kg |
| 먼지통 | 본체 일체형 (분리·물세척 불가) |
| 필터 | 수세식 마이크로 필터 |
| 부속품 | 바닥용 브러시, 솔 브러시, 틈새 노즐, 연장관, 충전 거치대 |
| 스마트 기능 | 없음 (Wi-Fi, 앱 연동, 자동흡입 모두 미지원) |
| 색상 | 카밍베이지(AS520WA) / 에센스화이트(AS520HA) |
HEPA 필터 없습니다. 물걸레 기능 없습니다. 클린스테이션 없습니다. LCD 디스플레이도 없습니다. ThinQ 앱 연동도 안 됩니다. LG 코드제로 라인업의 입문 모델이라는 위치가 스펙표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같은 코드제로 라인 내 비교를 하면 이렇습니다. A7 Core는 220W에 60분, A9S는 280W에 자동먼지비움, 플래그십 A9 AI는 320W에 AI 흡입력 조절까지. A5는 이 모든 것의 아래에 놓여 있습니다.
1.97kg이 만드는 차이
숫자로는 별것 아닌 것 같습니다. 2kg 미만. 그런데 막상 들어보면 체감이 다릅니다.
무선청소기는 한 손으로 들고 씁니다. 천장 구석, 책상 위, 소파 틈. 2.5kg짜리 청소기를 5분만 들고 있어도 손목에 부담이 옵니다. A5의 1.97kg은 이 피로도를 확실히 줄여줍니다. 원래 무선청소기를 잘 안 쓰던 사람이 A5를 쓰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벼워서 꺼내드는 빈도 자체가 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 무게와 직결됩니다. 손목이 약한 고령자에게 2.5kg 청소기는 부담입니다. 1.97kg은 그 경계를 넘기지 않습니다.
다만 가벼운 만큼 본체 자체가 작습니다. 먼지통 용량도 작고, 배터리도 1개뿐입니다. 가벼움의 대가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흡입력 150W — 충분한가, 부족한가
이 청소기를 둘러싼 가장 큰 논쟁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쓰는 환경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
하드 플로어 위주의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에서, 로봇청소기 돌린 뒤 보조용으로 쓰는 환경이라면 150W는 충분합니다. 바닥 위 먼지, 부스러기, 머리카락 정도는 표준 모드에서 문제없이 흡입합니다.
문제는 카펫입니다. 그리고 반려동물 털. 150W로는 카펫 섬유 사이에 박힌 미세먼지를 끌어올리기 어렵습니다. 반려동물 털이 많은 집이라면 터보 모드를 상시로 써야 하는데, 터보 모드 사용 시간은 7분입니다. 현실적으로 한 번 충전에 방 하나도 끝내기 어렵습니다.
LG 코드제로 라인업 내에서 흡입력 등급을 보면 상황이 명확해집니다. 150W / 220W / 280W / 320W. A5는 최하위입니다. “LG니까 괜찮겠지”라는 기대로 접근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5의 150W는 LG 청소기의 150W이지, LG 플래그십의 성능이 아닙니다.
먼지통 문제 —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할 것
A5의 가장 큰 설계상 한계입니다. 먼지통이 본체에서 분리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무선청소기는 먼지통을 분리해서 물로 세척합니다. 삼성 제트 핏도, 다이슨 V12도 먼지통 분리 후 물세척이 가능합니다. A5는 불가능합니다. 먼지통 내부에 물이 들어가면 모터 손상, 화재, 감전 위험이 있다고 LG 고객지원 페이지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비울 때는 본체 하단의 버튼을 눌러 뚜껑을 열고 쓰레기통 위에서 털어내는 방식입니다. 내부에 남는 미세먼지는 부속 브러시로 긁어내야 합니다. 위생에 민감한 사용자에게는 불편한 구조입니다.
필터는 수세식이라 물로 씻어서 재사용 가능합니다. 교체 비용은 0원. 이 부분은 장점입니다. 다이슨처럼 주기적 필터 교체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숨은 편의 기능 — 이중 틈새 노즐
스펙표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A5에는 이중 내장 틈새 노즐이 있습니다. 메인 브러시 헤드나 연장관을 분리하면 연결부 끝에 고무 팁이 달린 틈새 노즐이 나타납니다. 별도로 부속품을 찾아 끼울 필요 없이 바로 틈새 청소가 가능합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무선청소기를 실제로 쓰다 보면 이 편의성이 큽니다. 부속품 교체하려고 거치대까지 가는 게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A5는 그 과정을 없앴습니다.
충전 거치대는 벽 고정이 아닌 자립형입니다. 별도 시공 없이 세워두면 됩니다. 거치대에 여분 부속품과 배터리 보관 공간이 있어서 정리도 깔끔한 편입니다.
구매 채널별 가격 비교
출시가 65만 원은 의미 없는 숫자입니다. 실제 판매가는 출시가의 절반 수준입니다.
| 채널 | 가격(원) | 비고 |
|---|---|---|
| 가전나우(G마켓) | 344,990 | 최저가 |
| G마켓/옥션 | 368,910 | 24개월 무이자 할부 |
| SSG닷컴 | 368,942 | KB국민카드 5% 적용 시 350,495 |
| 롯데하이마트 | 360,000 (쿠폰 적용) | 연장보증 +12,900원 가능 |
| LG 공식몰 | 399,000 | 카드 7% 할인 시 371,070 / 포토리뷰 시 1만 포인트 |
실구매 적정 가격대는 34만 5천~37만 원입니다. 2025년 3월 출시 이후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현재 바닥권에 가깝습니다. 하이마트의 연장보증(12,900원에 5년)은 배터리 교체 시기를 감안하면 가입할 가치가 있습니다.
LG 케어십 구독(월 19,900원/6년)도 있지만, 총비용이 110만~140만 원에 달합니다. 35만 원짜리 청소기에 구독료로 3배를 내는 구조.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경쟁 제품과의 비교
같은 가격대, 같은 무게대에 놓고 비교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 제품 | 무게 | 흡입력 | 배터리 | 실구매가 | A5 대비 |
|---|---|---|---|---|---|
| LG A5 AS520WA | 1.97kg | 150W | 40분 | 35만 원대 | — |
| 삼성 제트 핏 | 1.96kg | 180W | 50분 | 61만 원대 | 먼지통 분리·세척 가능, LCD, +30W |
| 다이슨 V12 오리진 | 2.2kg | 130W | 60분 | 45~53만 원 | HEPA 필터, 60분 배터리, 레이저 감지 |
| LG A7 Core | 2.47kg | 220W | 60분 | 60~80만 원 | 자동먼지비움 스테이션, +70W |
| 로보락 H60 허브 울트라 | ~2.5kg | 210W | 90분 | 40만 원대 | 자동비움독, 90분 배터리, H13 HEPA |
삼성 제트 핏이 가장 직접적인 경쟁 제품입니다. 무게는 거의 같고 스펙은 전반적으로 위. 먼지통 분리도 됩니다. 다만 가격이 거의 두 배입니다. 25만 원 차이를 어떻게 보느냐가 선택의 핵심입니다. 먼지통 세척이 중요하다면 제트 핏, 가격이 중요하다면 A5.
다이슨 V12와는 재미있는 역전이 발생합니다. A5가 흡입력(150W vs 130W)에서 앞서고, 무게도 더 가볍고, 가격도 더 쌉니다. V12는 HEPA 필터와 60분 배터리로 반격합니다.
로보락 H60은 가성비 괴물입니다. 40만 원대에 자동비움독, 90분 배터리, HEPA 필터까지. 스펙만 보면 A5를 압도합니다. 다만 국내 서비스센터 인프라가 LG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AS가 중요한 소비자에게 이 차이는 결정적입니다.
유지비용 — 5년 기준
무선청소기의 숨은 비용은 배터리입니다.
| 항목 | 비용 | 시점 |
|---|---|---|
| 본체 구매 | ~370,000원 | 구매 시 |
| 배터리 교체(정품) | ~95,000원 | 2~3년차 |
| 배터리 교체(호환) | ~60,000원 | 2~3년차 |
| 필터 교체 | 0원 (수세식) | — |
| 5년 총비용(정품 배터리) | ~465,000원 |
LG에 따르면 배터리 용량은 500회 충전 후 약 80%로 감소합니다. 실제 사용에서는 2~3년 후 체감 성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A5는 배터리가 1개뿐이라 여분 배터리로 교대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배터리 수명이 곧 청소기 수명에 직결되는 구조입니다.
보증 기간은 제품 전체 1년, 스마트 인버터 모터 10년, 배터리 2년입니다. 배터리 보증 기간 내라면 LG 서비스센터에서 성능 테스트 후 무상 교체가 가능합니다. 보증 만료 후 서비스센터 교체 비용은 부품+공임 포함 15만~21만 원 수준이므로, 직접 구매 후 자가 교체하는 편이 경제적입니다.
수세식 필터 덕분에 소모품 비용은 0원입니다. 다이슨 대비 확실한 장점입니다.
이 청소기가 맞는 사람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로봇청소기를 메인으로 쓰고 보조 청소기가 필요한 경우. 손목이나 팔 힘이 약해서 2kg 이상 청소기는 부담스러운 경우. 예산 40만 원 이하에서 국내 브랜드 제품을 원하는 경우. 이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A5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이 청소기가 맞지 않는 사람
30평 이상 넓은 집에서 메인 청소기로 쓸 계획이라면 흡입력과 배터리 모두 부족합니다. 반려동물 털이 많은 환경에서는 터보 모드 7분으로 감당이 안 됩니다. 먼지통을 물로 세척하고 싶다면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카펫이 깔린 집이라면 150W로는 깊은 청소가 되지 않습니다.
A5는 모든 것을 잘하는 청소기가 아닙니다. 가볍고, 싸고, 유지비 적은 보조 청소기. 이 정체성을 이해하고 사는 사람에게만 만족도가 높은 제품입니다.